팔복 : 하나님의 의를 추구하는 자 (1)
산상수훈과 팔복을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단어가 두 가지이다. 첫째는 ‘하나님 나라'(Kingdom of God)이고, 둘째는 ‘의'(Righteousness)이다. 특히 ‘의’가 중요한 핵심 단어이자 개념이다. 문제는 전통적으로 ‘의’라는 단어를 ‘칭의’라는 개념과 연결해서 이해하고 해석 하였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다시 질문해야 한다. 산상수훈에, 팔복에 나타난 ‘의’가 칭의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는가?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정당한가? 칭의[稱義]란 말 그대로 의롭지 못한 자가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공로)로, 믿음으로 의롭다고 인정을 받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산상수훈과 팔복에 그런 칭의적 개념이 들어가 있는가? 우리는 이것에 대해서 가장 먼저 답해야 한다. 이것은 매우 예민하고 민감한 문제이다.
잘못하면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의 문제 제기는 바울이 그의 서신에서 강조 하였던 칭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질문의 본질은 “산상수훈(주님의 직접적인 가르침)을 바울의 가르침으로 소급해서 해석하는 것이 정당하고, 산상수훈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인가”이다. 산상수훈에서는 ‘의’를 부여/제공 받는 것으로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는 외부에서 유입된다는 개념은 전무하다. 대신 산상수훈에서 강조하는 의는 행해야 하는 것이다.
마태복음 5:6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배부를 것이다.”
마태복음 5:20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의 의가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의 의보다 낫지 않으면, 너희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마태복음 6:33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실 것이다.”
옛관점이냐 새관점이냐를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런 논쟁을 떠나 정직하게 산상수훈을 읽어나갈 때 우리는 예수님이 그 말씀을 듣는 자들에게 도전하시는 하나님의 나라와 그 분의 의가 무엇인지 듣게 된다. 하나님의 나라가 하나님의 통치를 의미하는 것이 확실하다면, 그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구현되고 임할 때 나타나는 특징이 하나님의 의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의는 하나님 나라 백성들을 통해 행해져야 하고 이 땅에 나타나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의는 부여 받는 것이기도 하지만, 행해져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저 예수님의 공로와 믿음으로 부여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으로 보여져야 하고, 행해져야 한다. 이것은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한다는 개념과 연결된다. 다시 마태복음 6:33을 보라. 하나님의 나라를 구한다는 것과 하나님의 의를 구한다는 것은 같은 것이다. 따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의란 무엇인가?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때 나타나고 보여지는 모습이다. 하나님이 왕이 되셔서 통치하고 다스리실 때, 그 통치를 받은 백성들의 삶을 통해 드러나고 나타나는 것이 바로 산상수훈과 팔복에서 강조하는 ‘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