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적 고민이 필요한 때
요즘 에베소서를(사도행전, 고린도전서도 함께) 묵상, 공부하고 있다. 에베소서를 다시 읽으면서 한 가지 배우게 되는 것은, 초대 교회 안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존재했고,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들이 있었지만, 사도 바울은 늘 신학적이고 실천적으로 응답한다는 것이다(순서가 중요하다).
한국교회에서 자주 듣고 배운 것은, 목회는 물에 물 탄듯, 술에 술 탄듯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회자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명확하게 의사를 밝히면 안 된다는 것이다. 융통성과 유두리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한다.물론 그것이 문화적인 것이고 비 진리적인 것이면 올바르고 적절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경우가 그렇지 못하다. 사도 바울처럼 신학적으로 대답해야 할 것들을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 라고 말하며 넘긴다.
21세기 한국교회는 심각한 신학의 부재 가운데 놓여 있다. 수많은 프로그램과 목회 방법과 노하우와 비법들은 난무한다. 여기 저기에서 이렇게 목회를 해라. 저렇게 목회를 했더니 성공했고 성장했다. 마치 놀라운 비법과 왕도가 있는 것처럼 가르친다. 하지만 정작 가장 필요한 신학적인 고민과 씨름은 부족하다.
오늘 아침 다시 서신서를 읽어본다. 사도 바울의 태도와 반응은 항상 동일하다. 가장 먼저 신학적인 진리들을 제시하고 가르친다. 그 다음이 실천적인 적용들을 제시한다. 구체적인 액션은 먼저 성경적이고 신학적인 진리가 명확해진 다음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에겐 신학적 고민과 가르침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건강한 목회는 경영학이나 마케팅 이론, 성공한 소수의 목회자의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진지한 성경적이며 신학적 성찰과 고민에서 나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