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풍삶초를 시작하네요!
복음자리교회 형제들 대부분이 블루칼라입니다. 사회에서는 그 분들을 일용직 혹은 막노동 근로자라고 부르죠. 그래서 풍삶초를 처음 시작할 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 내용과 방식이 이 분들에게 맞을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지금까지의 자체 평가는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풍삶초를 제대로 진행하려면 기본적인 학습과 자기 성찰 과정이 필요한데, 저희 형제들이 살아가는 삶의 자리는 그렇지 못한 부분들이 참 많기 때문입니다.
미리 교재를 읽어오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는 것도 어려워 하십니다. 또한 교재 내용을 숙지한 상태에서 함께 나누는 것도 어느 때는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더불어 생활이 안정적이지 않기에 진도를 제때 진행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혼란스럽고,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 같은 실패감만 자주 찾아왔습니다.
오늘 다시 새로운 형제님과 풍삶첫을 나누는 첫날입니다. 삶의 실패와 깊은 마음의 상처로 인해 오랫동안 알콜에 의존하여 생활 하시다가 최근에 새로운 일터를 구한 50대 초반의 싱글 형제님입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저녁 시간에 너무 무료해서 풍삶첫 교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으셨는데 좋았다는 이야기를 지난 주에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평일에 만나주지 않으시더니, 이번 주에 흔쾌히 만남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이럴 때마다 다시 깨닫게 됩니다. 교재의 구성이나 내용, 진행 방식도 정말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간절히 필요한 것은 성령 하나님의 역사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지혜와 논리가 사람을 구원하거나 그 사람의 삶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복음의 능력이고 성령 하나님의 만지심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성령님께서 그 형제님의 마음 안에 더 깊이 만지시고 역사하시길 간절히 빌어 봅니다. 더불어 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고백합니다. “성령님! 일하소서! 깨어지고 무너진 삶을 구원하시고 회복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일하심이 그 형제님의 삶 가운데 더 많이 더 깊이 더 넓게 임하시길 간절히 간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