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한 말씀 : 창세기 26:12~33
1. 오늘 본문은 그랄 땅에 사는 이삭과 블레셋 사람들과의 갈등에 대한 내용이다. 12절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삭이 그 땅에서 농사하여 그 해에 백 배나 얻었고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 그 사람이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어 양과 소가 떼를 디루고 종이 심히 많으므로 블레셋 사람이 그를 시작하여” 여기서 주목해서 봐야할 것은 “여호와께서 복을 주셨다”는 것이다. 사실 시기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이삭이 그랄 땅에 얼마나 살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다만 짧은 시간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비멜렉이 모든 사람들에게 이삭 가족을 해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기에, 아마 이삭은 그랄에서 상당한 자유가 보장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는데 그 해 수확이 100배나 늘었고, 가축과 종들이 엄청나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침내 거부가 되었으며, 이 모든 것이 여호와께서 이삭에게 특별하게 부어주신 복 때문이라는 것이다.
2. 이것은 블레셋 사람들의 마음을 매우 불편하게 만들었다. 유명한 속담에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는 말처럼, 가뭄을 피해 그랄로 피신해 온 외부인 이삭이 거부가 되자, 내부인 블레셋 사람들의 마음에 시기와 질투가 생겼다. 그래서 아브라함이 파놓은 우물들을 흙으로 덮어버렸다. 당시 우물은 삶(생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물을 구하기가 어려운 곳에서 우물은 생명줄과 같은 가치가 있었다. 그런데 그런 우물들, 그것도 아브라함이 파놓은 우물들을 흙으로 덮었다는 것은 매우 공격적인 행위인 것이다. 이렇게 갈등이 커지자 아비멜렉은 이삭을 찾아와 지금 거주하는 땅에서 떠날 것을 요구한다. 이삭은 이런 무례한 요구를 받아들이고 그랄 골짜기로 옮겨간다. 여기서 골짜기로 올라갔다는 것은 물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가 올 때만 물이 흐르고 대부분은 땅 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이다.
3. 골짜기로 올라간 이삭은 그곳에서 다시 새 우물을 판다. 놀라운 것은 우물을 팔 때마다 물이 나온다는 것이다. 23절 이하 그리고 28절을 보면 그 원인이 하나님이 주시는 복과 하나님이 이삭과 함께 하시기 때문이다. 블레셋 사람들은 골짜기까지 따라와서 우물을 가지고 다툼을 벌인다. 이삭은 그때마다 우물을 블레셋 사람들에게 내어주고 다른 곳으로 옮겨 다시 우물을 판다. 그렇게 옮겨다니며 우물을 파다가 브엘세바까지 이동하게 되었다. 브엘세바가 특별한 것은 아브라함이 아비멜렉과 조약을 맺은 곳이고, 하나님을 향해 특별한 제단을 쌓아서 예배를 드린 곳이기 때문이다. 이삭도 블레셋 사람들을 피해 브엘세바까지 오게 되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하나님이 이삭을 찾아오셔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복을 다시 약속하신다. 이런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이삭은 아버지 아브라함이 했던 것과 같이 제단을 쌓고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곳에서 또 우물을 판다.
4. 그런데 어느 날 아비멜렉이 자신의 최측근들과 함께 이삭을 방문한다. 그들이 방문 목적은 이삭과 새로운 평화 조약을 맺기 위함이었다. 그들은 하나님이 이삭과 함께 하심을 보았다고 말하며 서로 해치지 말자고 말한다. 그러나 이 다툼의 시작은 블레셋 사람들이 시작한 것이다. 거부된 이삭을 시기하여 함부로 사용하는 우물을 흙으로 덮어버리고, 골짜기로 밀어 버리고, 골짜기에서도 새로운 판 우물을 가지고 시비를 먼저 건 사람들은 블레셋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이삭과 함께 하시고, 이삭에게 복을 내려 주셨다. 그렇게 하면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가는 곳마다 우물이 터지는 놀라운 광경을 목도한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끝에 이삭과 평화 조약을 맺기 위해 그랄에서 브엘세바까지 찾아온 것이다.
5. 처음 그랄로 내려온 이삭의 모습은 찌질했다. 자신의 아내 하나도 지킬 수 없어서 누이라고 속이며 날마다 불안과 두려움, 거짓말이 들통 날 것에 대해서 걱정하며 살았다. 그때 아비멜렉은 선심을 베풀어 그랄 땅에 안전하게 거주하도록 한다. 그런데 그때부터 하나님이 이삭에게 복을 부어주시기 시작했다. 이삭은 엄청난 거부가 되었다. 유독 그가 한 농사만 잘 되고, 그가 키우는 가축들만 번성했다. 또한 우물을 팔 때마다 물이 나오는 놀라운 광경을 목도했다.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언약 때문이다.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 복을 주어서 번성하게 하시겠다는 약속을 아브라함 뿐만 아니라 이삭의 생애에서도 이루시기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서 단순히 그가 받은 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언약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하나님은 그렇게 하나님의 뜻을 성취해 가시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