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고 비판하고 사고하는 힘

그런 면에서 한국 교회의 문제가 영적인 문제이며 신학의 문제이고 성경 해석의 문제일까? 그럼 더 많이 기도하고, 신학과 성경을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배우면 이 문제가 해결될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질문하고 사색하고, 진지하게 성찰하고, 배운 것들을 통합하고 삶과 목회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나 힘 자체가 전무하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고민과 갈등을 허용하지 않고, 질문을 던지고 비판하는 것을 금지 시킨 교회와 신학대학에서 그런 힘을 키울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나는 많은 목회자들에게서 사고의 힘이 없다는 것을 발견할 때가 많았다.
안타깝지만 그것은 성령 충만하다고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 성경을 그냥 많이 읽는다고 채워지는 것도 아니다. 지방 신학교가 아닌 정규 신학대학을 나온다고 더 나은 것도 아니다. 그냥 기초적으로 질문하고, 성찰하고, 사고하고, 추론하고, 조사하고, 통합하고, 적용하는 인문학적 소양 자체가 너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을 읽어도 질문할 줄 모르고, 뉴스를 들어도 비판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그것들을 통합하는 능력 자체가 떨어진다. 많은 정보와 지식들이 파편적으로 존재하지만, 그것이 통합되지 못하고 정리가 되어 있지 못하다. 우리들이 배운 공부가 그런 식이었다. 무조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이 힘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짜 힘을 그것을 통합하는 것에서 나온다.
그런 기능을 상실한 한국 목회자와 교회는 마치 좀비와 같아 보인다. 좀 심한 표현이지만 지금 현상적으로 보이는 것으로만 말한다면 그렇다는 것이다. 자극적인 소리에 반응하여 달려드는 좀비와 같이, 선동적인 문구와 거짓 뉴스에 성조기와 태극기 들고 달려든다. 또 많은 목사들은 종교의 자유와 현 정부가 교회를 핍박하고 있다는 괴담을 외치며 달려들고 있다. 거기엔 고민도, 사고도, 질문도, 성찰도 없다. 시민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상식마저 사라지고, 오직 이데올로기와 종교적인 주장(거짓 정보와 뉴스)만을 진리라는 믿는 미신과 맹신, 광신적 신앙만이 존재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한국 교회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지 요즘 솔직히 무섭다. 그리고 신앙심이 아닌 질문하고 비판하고 사고하는 힘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는 것을 절감한다.
공감합니다! 좀비만 생산하는 종교적인 교회로 머물지 않길!!!